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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당 (2020년 6월호)

 

  최초의 한국어 성서 번역가 존 로스의 자료집이 나오다
  박형신 엮음의『존 로스 선교사 자료집(The Rev. John Ross: A Primary Sourcebook) I,Ⅱ』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2019

본문

 

2019년의 마지막 날 바로 전날에 남서울대학교에서 교회사를 가르치는 박형신 교수가 『존 로스 선교사 자료집』을 펴냈다. 이 책을 받아들고 필자는 무척 감동했다. 존 로스에 대한 필자의 관심은 지금으로부터30여 년 전, 그러니까 1980년대 말 대한성서공회 번역실에서 존 로스 번역 팀이 펴낸 『예수셩교젼셔』(1887)에 대해 전무용 시인과 함께 공부하면서 시작되었다. 그때 당시 필자는 『새번역성서』(1993) 발간 프로젝트의 책임자인 대한성서공회 총무 민영진 박사를 돕는 실무자로 일했다. 전무용 시인은 한글 문장을 다듬는 작업을 진행했고, 필자는 히브리어 원문과 한글 번역문 초고를 대조하는 일을 2년쯤 했다.
이런 까닭에 성서 번역에 대한 필자의 관심은 지금껏 이어져 오고 있다. 5년 전쯤 중국 연길과 목단강 지역을 여행하면서 박형신 교수를 만나게 되었다. 그때 필자는 박형신 교수가 만주 지역 기독교 역사에 모든 것을 걸고 공부하는 학자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매우 넓은 식견으로 최초의 한국어 성서 번역가 존 로스를 추적하고 연구하는 모습에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때 존 로스의 자료집을 준비하고 있노라는 이야기를 언뜻 들었다. 그 이후로 아무 소식이 들리지 않아 궁금하던 차에 작년 말에 이렇게 놀라운 자료집이 나온 것이다. 역시 만주 마니아라고 불러도 좋을 듯하다. 이렇게 만주를, 아니 동북3성을 사랑하고 발로 뛰어다니면서, 또 영국을 누비면서 존 로스 선교사의 자료를 모두 모아놓다니 말이다. 이제 우리는 저자의 노고 덕에 그저 앉아서 편하게 자료들을 살펴볼 수 있다. 이 서평에서는 자료집의 내용, 그리고 존 로스의 성서 번역과 주석 속의 성서 본문에 대해 잠깐 이야기하고자 한다.
박형신 교수의 『존 로스 선교사 자료집』은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에서 발간한 자료총서로, 두 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1권은 992쪽(1-6장)이고, 2권(7-9장, 부록)은 892쪽이며, 각 권 앞에는 똑같은 ‘자료해제’가 목차와 함께 영어와 한국어로 30쪽 실려 있다. 모두 1,914쪽이나 되는 방대한 자료이다. 물론 로스가 쓴 모든 자료가 여기에 다 들어 있지는 않다. 어떤 것은 전체가 실려 있기도 하고, 어떤 것은 중요한 부분만 실려 있다. 그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다행히도 이 자료집을 펴낸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에 이 자료가 모두 비치되어 있다고 하니 참으로 다행이다. 서울 마포에 있는, ‘열송재’(悅松齎)라는 현판이 붙어 있는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에 가기만 하면 우리는 이 자료들을 모두 찾아볼 수 있겠다.

이제 이 자료집의 목차를 살펴보자.

제1장 ‘로스역본’ 신약성경, 개정본, 및 로스의 성경주석
제2장 연합장로교회 및 스코틀랜드연합자유교회 해외선교부 회의록
제3장 연합장로교회 및 스코틀랜드연합자유교회가 존 로스에게 보낸 편지
제4장 연합장로교회 및 스코틀랜드연합자유교회 해외선교부에 보낸 존 로스의 선교보고서와 글
제5장 스코틀랜드의 지역교회, 노회, 국내선교부, 및 총회 관련 자료
제6장 만주교회, 스코틀랜드 선교부 및 다양한 선교대회
제7장 로스 저술 단행본
제8장 존 로스의 정기간행물 기고문
제9장 존 로스, 가족, 그리고 고향마을
부록 1 존 로스에 대한 연구 목록
부록 2 존 로스 선교사 연보


이 자료집에는 로스 번역 팀이 처음 펴낸 『예수셩교누가복음젼셔』(1882)를 시작으로 『예수셩교요안・복음젼셔』(1882)의 ‘서북방언 판’과 ‘서울방언 판’, 그리고 지금껏 발견된 11종의 쪽복음과 최초의 한국어 신약전서 『예수셩교젼셔』(1887) 일부가 실려 있다. 또한 19세기 말 조선에 들어온 선교사들이 이 『예수셩교젼셔』를 고쳐서 사용하기로 잠정적으로 결정하여 그 흔적으로 나왔던 몇몇 책의 개정본도 함께 실려 있다. 물론 이러한 성서 자료들은 한국교회사문헌연구소가 전 60권으로 펴낸 『한국성경대전집』(2002)에도 들어 있지만 모두 있지는 않다. 그런 면에서 박형신 교수의 『존 로스 선교사 자료집』은 그 의미가 크다.
로스 번역 팀이 1882년에 펴낸 요한복음의 각 판에 관한 내용은 전무용 박사(대한성서공회 번역실)가 「기독교사상」 724호(2019년 4월, 187-205)에 “로스가 번역한 누가복음과 요한복음, 그리고 이수정의 마가복음”이라는 제목으로 자세히 소개한 적이 있다. 왜 이렇게 판이 달리 나왔을까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전무용 박사는 『대한성서공회사 자료집 1권–로스 서신과 루미스 서신』(옥성득・이만열 편역, 2004)을 인용한다. 대한성서공회의 이 자료집은 존 로스의 육성을 들을 수 있는 귀한 자료집이다. 그런데 박형신 박사의 『존 로스 선교사 자료집』은 그 전후 사정을 훨씬 더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대한성서공회사 자료집 1권』(16-297)에는 1880년부터 1897년까지 영국성서공회가 받은 로스의 편지를 포함하여 여러 보고서가 수록되어 있으며, 박형신 교수의 『존 로스 선교사 자료집』 1권에는 로스가 중국에 도착한 1872년부터 스코틀랜드에서 삶을 마감한 1915년까지 본국 선교부의 회의록, 로스의 보고서와 편지를 모두 담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존 로스 번역 팀이 펴낸 첫 한국어 성서 『예수셩교젼셔』를 또 다른 측면에서, 훨씬 더 넓은 상황 속에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여기에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 로스는 원래 만주 심양에서 활동한 중국 선교사였기 때문에 중국어 성서 번역에도 무척 관심이 많았다. 당시는 상하이 중국개신교선교사대회(1890)에서 통일된 중국어 성서를 펴내자는 결의가 이루어져 『화합본』(和合本)의 번역 작업이 막 시작된 때였다. 로스는 평소에 그의 번역 팀이 펴낸 『예수셩교젼셔』가 영국 내 중국학의 대가 제임스 렉(James Legge)이 보내준 원문 그리스어 최신판을 반영했다는 점을 무척 자랑스러워했다. 1889년 3월 28일에 로스가 영국성서공회 라이트(W. Right) 박사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예수셩교젼셔』를 한문으로 다시 번역하여 그 필사본 1부를 영국성서공회에 보냈다고 언급하고 있다.(『대한성서공회사 자료집 1권』, 132-133) 혹시라도 이 한문 번역 필사본이 영국성서공회나 다른 곳에서 발견된다면 로스의 성서 번역 연구에 큰 공헌을 할 수 있으리라고 상상해본다.
존 로스는 상하이 중국개신교선교사대회 주석(The Conference Commentary)의 집필자로 위촉받았다. 그래서 그는 1903년과 1904년에 구약의 욥기와 이사야서 일부분, 그리고 신약의 마태복음 일부분과 디도서, 빌레몬서, 야고보서, 유다서의 주석을 중국어로 써서 펴냈다.(『존 로스 선교사 자료집』 1권, 99-190) 로스의 중국어 실력에 필자는 다시 한 번 깜짝 놀랐다. 그뿐만 아니라 로스의 주석은 상제판(上帝版), 신판(神版), 상주판(上主版)이 섞여서 나왔다. 따라서 중국 내에서 신명(神名) 문제가 당시까지도 정리되지 않았다는 점을 이 자료집을 통해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로스의 중국어 주석 중에는 신약 주석만 1912-13년에 우리말로 번역되어 나왔다.(『존 로스 선교사 자료집』 1권, 191-297)
필자가 살펴본 바로는 로스가 중국어로 쓴 욥기와 이사야 주석의 경우 그 속에 들어 있는 성서 본문은 중국어 성서 『대표본』(1854)이다. 신약의 경우 마태복음 주석만 『대표본』을 사용하였고, 디도서와 빌레몬서와 야고보서와 유다서 주석은 『쉐레쉐브스키 천문리(淺文理)역』(1902)을 약간 고쳐 사용하였다. 로스의 중국어 역본 선호도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로스 번역 팀의 『예수셩교젼셔』에 이 두 중국어 역본을 많이 참조한 흔적이 있는 것과 연관이 있는 듯하다.
중국어로 된 로스 주석의 한국어 번역본의 경우, 마태복음 주석의 성서 본문은 우리말 『구역』(1911)과 비슷하나 약간 다르다. 신약의 다른 책 주석서의 번역은 모두 『구역』의 본문을 사용하였다. 우리말 독자들의 혼란을 막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2019년은 한국어 성서 번역 자료가 풍부하게 쏟아져 나온 한 해로 기록될 듯하다. 한국 가톨릭교회 측에서도 말씀의성모영보수녀회의 『선종완 신부 성서번역 자료집』(전 41권)을 펴냈기 때문이다. 선종완 신부는 문익환 목사가 번역 책임자로 참여한 『공동번역』(1977) 프로젝트에 가톨릭 대표로 참여한 분이다. 말씀의성모영보수녀회의 선종완 신부 자료집과 박형신 교수의 로스 자료집은 이렇게 한국어 성서를 연구하는 데 크나큰 이정표를 찍은 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존 로스 선교사 자료집』에는 존 로스 번역 팀이 번역한 여러 한국어 성서와 로스의 주석, 그리고 로스의 다른 저작물들이 풍부하게 실려 있다. 게다가 그의 생애를 살펴볼 수 있는 수많은 자료와 사진, 또 여러 학자들의 연구물 목록까지 함께 실려 있다. 이렇게 엄청난 열정과 노고로 『존 로스 선교사 자료집』을 펴낸 저자에게 경의를 표한다. 내친김에 로스와 함께 성서를 번역한 존 맥킨타이어(John MacIntyre) 선교사의 자료집도 펴내시기를 부탁드린다. 박 교수님이 지금 쓰고 있는 존 로스 평전을 빨리 보고 싶다.


이환진 | 감리교신학대학교를 졸업한 후 유니온신학대학원과 뉴욕대학교에서 공부했다.(Ph.D.) 『히브리 가락 히브리 노래 히브리 성서』, 『우리말과 히브리어로 엮어 읽는 이사야』 등의 저서가 있다. 현재 감리교신학대학교 구약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20년 6월호(통권 73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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