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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당 (2020년 6월호)

 

  북녘교회 관련 정보의 보고(寶庫), 감사와 아쉬움이 엇갈린다
  최재영의『북녘의 교회를 가다: 최재영 목사의 이북 교회 제대로 보기』동연, 2019

본문

 

작년 2월에 발간된 최재영 목사의 『북녘의 교회를 가다』는 그 ‘독특한’ 내용 때문에 발간 초기부터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이 책은 작년 11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출판산업 및 국민 독서문화 증진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세종도서 가운데 하나로 선정되어 출판 종사자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2019년 세종도서로 선정된 책은 모두 950종이었으며, 그 가운데 기독교 서적은 이 책을 포함하여 9종이었다.
이 책은 올해 3월에 접어들면서 뜨거운 화제가 되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3월 1일 「한겨레」에서는 “남쪽 기독교는 ‘교회 중심’ 북에는 530개 ‘가정교회’ 있어요”라는 제목으로 책의 내용을 소개했다. 이어
3월 12일 「뉴스앤조이」에서는 “종교의 자유 보장된 北 500여 가정교회 존재… ‘복음 통일’ 외치기 전 북한 실상부터 공부해야: ‘NK VISON 2020’ 최재영 목사 ‘서구 기독교 관점으로 북한 교회 바라보면 안 돼’”라는 제목으로 최 목사와의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이에 탈북민 출신 교역자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는 사단법인 북한기독교총연합(북기총)은 3월 20일, 종로5가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이를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국민일보」는 “북한에 신앙의 자유가 있다고? 북한 주장 그대로 전달한 것: 북기총 ‘북한은 기독교인 가혹히 탄압하는 최악의 박해국가’”라는 제목으로, 「크리스천투데이」는 “북한에 종교 자유 있다고? 탈북 기독교인들 ‘격분’: 북기총, 뉴스앤조이와 인터뷰한 최재영 목사 규탄”이라는 제목으로 이 기자회견에 대해 보도했고, 그밖에 여러 매체가 이 책과 저자를 여러 입장에서 조명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인터넷에서 저자의 이름이나 책의 제목을 검색하면 관련 기사들을 쉽게 대할 수 있다. 요즘 많이 쓰이는 표현대로, 이 책은 ‘핫 이슈’가 되었다.

‘이런 견해도 있구나….’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1부는 “북녘의 교회 편”이고, 제2부는 “북녘의 가정/처소 교회와 종교단체 편”이다. 제1부에는 평양봉수교회에서 시작해서 설립이 추진되다가 무산된 나진선봉교회에 이르기까지 여러 형태의, 열여섯 교회가 소개되고 있다. 이것을 보면서 교회의 형태별로 나누어 묶어서 목차를 구성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교회는 ‘부름 받은 자들의 모임’(에클레시아)이다. 현재 모이고 있는 칠골교회, 봉수교회, 그리고 저자가 여러 차례 그 존재를 강조하고 있는 가정교회들은 이 기본적인 성격의 틀 안에 있다. 그런데 사적(史蹟)인 량강도 포평교회나 황해도 은율읍교회를, 적절한 표현인지 모르겠지만 동급으로 놓고 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이 ‘교회’들은 조선그리스도교련맹(조그련)에서 관할하고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사적 관리부서에서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영화 촬영을 위해 만들어진 형제산교회의 경우도 조그련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을 것이다.
또 남측 사람들이 북녘 땅에서 일하던 현장에 ‘직장 교회’로 세운 개성신원교회, 금강산교회, 신포교회 등을 같이 다루고 있는 것 역시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 교회들은 북녘 주민들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었으며, 기능이 끝났거나 휴지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북녘 땅에 있는 교회는 어찌되었든지 간에 모두 ‘북녘교회’라고 주장한다면 할 말이 없기는 하지만 말이다. 물론 북한 주민이든 남한 주민이든 상관없이, 그들이 부르는 찬송이 북녘에 울려퍼지고, 기도가 드려지고, 말씀이 선포된다는 것은 의미가 적지 않은 일이다. 필자는 과거에 방북할 때마다 동행한 이들의 합의와 북측 담당 참사들의 양해를 구한 후, 매일 이른 아침에 한 방에 모여 낮은 목소리로 예배를 드렸는데 그때마다 깊은 감격에 젖곤 했다.
북녘 주민들을 위한 교회, 다시 말해 북녘 주민들이 모여 예배를 드리는 교회를 하나로 묶고, 다른 교회들은 성격에 따라 두셋으로 따로 묶었으면 보다 정리된 느낌을 주었을 것이다. 제1부는 열여섯 개 항목에 256쪽인 반면, 제2부는 세 개 항목에 117쪽이어서 균형이 맞지 않는데 그렇게 했으면 짜임새 면에서도 더 좋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 책과 관련된 기사들에는 이 책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북한 주장을 그대로 전달한 것”이라고 한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저자와 모르는 사이가 아닌 필자로서도 이해가 되지 않고, 받아들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건 아니오!” 하고 싶은 대목도 여럿 있다. 필자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이런 견해도 있구나….’ 하는 정도로 선을 긋고 문제를 삼지 않고 있다.

저자에게 드리는 감사
책 제목에 대한 언급부터 해야겠다. 저자는 책의 제목을 『북한의 교회를 가다』라고 하지 않고, 『북녘의 교회를 가다』라고 붙였다. 별것 아니게 보일 수도 있지만, 의미가 있다. ‘북한’이라는 말에는 적대감 같은 것이 그림자처럼 어른거리는 게 우리의 실정이기 때문이다. 북측은 이 말을 매우 싫어해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때 연습장소에 내걸린 “북한선수단 환영”이라는 플래카드를 철거하거나 ‘북조선’으로 바꿔달라고 요청한 일도 있었다.
구체적인 내용으로 들어가보자. 잘 알려진 대로 1972년에 평양신학원이 문을 열었다. 평양신학원의 개원을 북녘교회가 다시 활기찬 모습으로 지상에 등장하는 첫 사건으로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렇게 의미 있는 일이기 때문에 필자는 평양신학원의 정확한 개원 날짜를 알기 위해 무척 애를 썼다. 북측의 1차 자료들을 많이 뒤졌고, 방북길에 봉수교회나 칠골교회를 방문할 때 그곳의 교역자들에게도 물어보았는데 답을 얻을 수 없었다. 그래서 ‘틀림없이 1972년 후반일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1972년 후반에 ‘7·4 남북공동성명’을 비롯해서 사회주의 헌법 채택(12월 27일) 등 중요한 일이 많이 있었는데, 그런 흐름 속에서 생긴 일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 470쪽에 “조선기독교도연맹(조기련) 강량욱 위원장의 주도로 1972년 3월에 3년제로 개원한 평양신학원”이라고 명기되어 있어서 필자의 추측이 잘못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이 외에도 이 책은 북녘의 교회들에 대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풍성하게 제공하고 있다. 조선예술영화촬영소 안에 영화 촬영 세트장으로 형제산교회가 세워졌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된 사람이 필자만은 아닐 것이다. 또한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조그련과 평양신학원의 속살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어렴풋하게 알고 있던 여러 일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예를 들어 량강도 김형직군의 포평혁명사적지 안에 포평교회당이 있고, 북한 청소년들이 배움의 천리길과 광복의 천리길 행군을 할 때 그곳을 찾는다는 사실은 1990년대부터 국내에 알려져 있었다. 이 사실을 알려준 사람은 모스크바 유학 중인 1992년에 탈북하여 1996년에 침례신학대학원을 졸업한 김명세 전도사였다. 그런데 압록강에 맞닿은 그 접경 지역까지 찾아가서 그 교회당의 모습을 소상하게 전해준 것은 이 책이 처음이다. 황해도 은률읍교회당의 존재도 마찬가지이다. 이 교회당의 존재는 평화문제연구소가 북측의 과학백과사전출판사와 공동으로 편찬하여 2005년에 발간한 『조선향토대백과』 9권의 264쪽에 실린 사진을 통해 국내에 처음으로 알려졌는데, 실제로 방문해서 생생한 모습을 소개한 것 역시 이 책이 최초이다.
이 책에는 북녘교회에 대한 저자의 애정과 열성이 진하게 녹아 있다. 그런 것이 없다면 북녘의 이곳저곳을 그렇게 열심히 찾아다닐 수 없었을 것이고, 그렇게 많은 자료를 들추고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없었을 것이다. 이 책을 열 때마다 저자의 땀냄새가 진하게 풍겨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한마디로 이 책은 북녘교회 관련 정보의 보물창고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그간 잘 알지 못했던 북녘교회의 이모저모를 많이 알 수 있고, 희미하게 보던 것을 뚜렷하게 볼 수 있다. 이 지면을 통해 최재영 목사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손보아야 할 곳이 참 많다
이제는 쓴소리를 좀 해야 하겠다. 이 책에는 오류가 많다. 우선 오자들이 눈에 많이 들어온다. 오자가 없는 책은 드물겠지만, 그대로 넘기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표기가 통일되지 않은 용어, 사실과 맞지 않는 기록도 적지 않다. 앞에서 이 책을 ‘보물창고’라고 했는데, 보물창고는 튼튼해야 보물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 또 민감한 문제를 다룰 때에는 정확, 정밀해야 신뢰를 받을 수 있는데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아쉬움이 참 크다.
이 책이 출간되고 나서 얼마 후에 북녘교회 관련 모임(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의 『북한기독교사전』 편찬회의였던 것으로 기억한다.)에서 우연히 이 책 이야기가 나왔는데, 어떤 분이 “그 책, 햇수 계산을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어.”라고 지적했다. 30쪽에 “봉수교회 설립 이래 지금까지 27년 동안 이 교회당에서 수많은 신자들이 예배를 드렸고 방문자들이 참관했다.”라고 서술되어 있는데, 봉수교회는 1988년에 설립되었고 이 책은 2019년에 발간되었으니까 31년이라고 해야 하지 않겠느냐, 같은 쪽에 “25년 전 베를린 장벽 붕괴의 도화선이 됐던 ‘성 니콜라이’교회의 평화 촛불기도회를 떠올린다.”라는 대목이 있는데 베를린 장벽은 1989년에 붕괴되었으니까 30년 전이라고 해야 맞지 않느냐, 그런데 보니까 거기만 그런 것이 아니더라는 것이었다. 이 책에는 이렇게 2015년이나 2016년을 기준으로 연도를 계산한 경우가 여러 군데 있다.(37, 145, 365, 368쪽 등)
이 책은 미국의 한 매체에 연재한 글을 묶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단행본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신경을 쓰지 않은 것 같다. 햇수 계산뿐만 아니라 같은 이야기의 중복도 많다. 이렇듯 책의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는 이야기가 연이어 나왔으니, 그 모임에서 이 책은 당연히 좋은 평가를 듣지 못했다.
책에서 발견한 오류를 앞에서부터 눈에 띄는 대로 지적해본다. 4쪽의 ‘몰몬교’는 ‘모르몬교’가 바른 표기이다. 13쪽에 장대현교회 사진을 싣고 1901년 당시의 장대현교회의 모습이라고 설명했는데, 298쪽에 같은 사진을 싣고는 1907년의 모습이라고 했다. 장대현교회는 1900년 이전부터 같은 모습이었으니까 틀린 설명은 아니라고 할 수는 있지만, 여하튼 마음에 걸리는 일이다. 24쪽과 112쪽, 113쪽에서는 ‘량강도’라고 바르게 표기되었는데, 49쪽과 84쪽에는 ‘양강도’라고 나온다. 평양의 경우도 198쪽에는 직할시라고 바르게 되어 있으나, 24쪽과 392쪽에는 ‘특별시’로 나온다. 53쪽의 “강량욱은 자신이 담임한 학급에교회입된 김성주가”라고 의미 모를 말이 나오는데 “학급에 편입된”이 맞을 것이다. 93쪽 가장 마지막 줄에는 “겸중군 백낙연”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는 ‘철산부사 겸 중군 백낙연’이라고 해야 맞다.
건너 뛰어 395쪽을 보면 “경상골(慶上) 예배처소”라고 한자까지 삽입해놓고, 같은 쪽과 다음 쪽에서 세 번이나 ‘경산골’이라고 하는 실수가 보인다. 420쪽에서 “1959년 노동당출판사에서 펴낸 『우리는 왜 종교를 반대하는가?』라는 책도 그것들 중의 하나이다.”라고 했는데, 그 책의 정확한 제목은 『우리는 왜 종교를 반대하여야 하는가』이다. 그 책은 역사학자 김흥수 명예교수(목원대)의 15년에 걸친 노력 끝에 정확한 모습이 국내에 소개된 바 있다. 「기독교사상」 2017년 2월호에 그 자세한 경위와 책의 전문(全文)이 게재되어 있는데, 필자는 「기독교사상」 해당 호를 가까이 놓고 ‘북녘 관계의 글은 정확을 기하기 위해 이렇게 애써야 한다.’는 교훈을 새기곤 한다.
또 정확하지 못한 부분도 여럿 발견된다. 한 예로 조그련 2대 위원장인 김성률을 여러 곳에서 ‘목사’라고 적었는데(32, 427, 430, 455쪽) 김성률은 목사가 아니며, 430쪽에서는 ‘김성률 목사도 사망할 때까지 직무를 수행했다.’고 했는데, 사실에 어긋난다. 김성률은 1986년 2월부터 1989년 1월까지 조그련 2대 위원장직을 수행하고 조평통 서기국 참사와 평양시 행정경제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다. 460쪽에서 최용건을 목사라고 한 것은 빨리 수정되어야 할 실수이고, 같은 쪽의 ‘김광주 목사’는 ‘김관주 목사’가 맞다. 오류는 이외에도 많다.
이렇게 지적하고 보니 저자에게 미안하기 그지없다. 이 책의 덕을 누구보다도 많이 보고 있으면서 이렇게 꼬집어 댔으니 말이다. 합력하여 선을 이루기 위한 마음에서 나온 일임을 알아주었으면 고맙겠다.


유관지 | 국문학과 신학을 전공하고(문학석사, 철학박사) 고교 국어교사, 방송 PD, 교회 담임목사, 대학의 겸임교수와 객원교수 등을 역임했다. 통일선교 관련 저서로 『북녘교회 이야기』,『DMZ와 교회』, 『북중접경, 기도하며 걷다』 등이 있다. 용산감리교회 원로목사이며 NKC(북녘교회)연구원 원장, 월간 웹진 「중국을 주께로」 발행인이다. 북한교회사를 미시사(微視史)의 관점에서 탐구하는 일에 힘쓰고 있다.

 
 
 

2020년 6월호(통권 73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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