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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당 (2020년 2월호)

 

  예배와 음악의 ‘한국화’ 실현을 기대하며
  문성모의『한국교회 예배와 음악 다시 보기』 대한기독교서회, 2019

본문

 

문성모의 『한국교회 예배와 음악 다시 보기: 예배와 음악의 한국화를 위한 담론』은 「기독교사상」에 약 3년간 연재한 글을 주제에 따라 모은 저서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1) 한국교회 예배와 음악, (2) 예배와 음악의 한국화, (3) 찬송가, (4) 예배음악을 위한 신학이라는 네 가지 큰 주제 아래 “그레고리안 찬트 유감”으로부터 “찬불가 작곡가 나운영을 어찌할꼬?”에 이르는 다양한 주제의 글을 총 36개의 장에 담아 한국교회 예배와 음악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 방향과 한국화를 위한 자신의 소견을 각 글 뒤에 포함시켰다.
저자 문성모는 국악 작곡과 신학을 공부한 학자이자 교육 행정가이다. 그의 독특한 학력과 경력을 보아, 한국교회 예배와 음악을 바라보는 그의 음악적 시각은 젊은 날 그가 국내에서 접한 좁은 의미의 한국 음악에서 독일 유학을 통해 접한 독일교회 음악 경험을 통해 확장되었으며, 이로 인해 한국적 예배와 음악의 중요성을 더욱더 인식하고 강조하게 되었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 그러한 관점에서 이 책에 담긴 글들에는 기독교가 한국에 전해진 지 일백 수십 년을 훌쩍 넘긴 시점에도 예배에 한국적인 내용을 전혀 담아내지 못하는 오늘날의 현실을 심히 안타까워하는 저자의 마음이 담겨 있다. 나아가 이것이 왜 문제가 되는지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현실 앞에서 한국교회의 목회자와 음악 사역자에게 호소하는 절규로 들려지기까지 한다.
저자는 작곡가의 이름 표기부터 한국인의 의식구조, 더 나아가 깊은 신학적인 문제까지 폭 넓은 주제를 다루었다. 독일의 작곡가 ‘Johann Sebastian Bach’의 한글 표기를 ‘바흐’가 아니라 ‘바하’로 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에 대해 필자는 이 책뿐만 아니라 다른 발표나 토론의 장에서도 종종 들었다. 필자의 박사학위 논문에서 주제로 다룬 인물인 슈만(Robert Schumann, 1810-45)의 이름 역시 ‘로버트’로 발음되지만,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에 의해 ‘로베르트’로 사용하고 있다. 이 문제는 음악학자들이 외래어심의공동위원회에 수정을 강력히 요구하여야 할 사안이다.
책을 정독해가며 흥미로우면서도 가슴을 찌르는 대목이 있었다. “한국적인 자각을 위한 17가지 질문”(20장)이었다. 여기에서 저자는, 우리나라 사람에게 “바하를 아십니까?”, “오선보를 아십니까?”, “도, 레, 미, 파, 솔이 무엇입니까?” 등 서양 음악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 곧잘 대답하지만, “우륵을 아십니까?”, “정간보를 아십니까?”, “황, 태, 중, 임, 남이 무엇입니까?” 등 전통 한국음악에 관하여 물어보면 곤혹스러워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우리 한국음악의 여러 기초 지식을 설명하였다. 필자는 서양음악과 함께 한국음악을 공부한 이력 탓에 저자의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었지만, 다른 측면에서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신학이나 교회음악을 공부하는 신학도에게 한국 문화와 역사에 대한 이해나 음악적 소양이 부족한 현실에 대한 책임이 일정 정도 필자 자신에게도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대학 교과과정에 ‘한국 음악의 이해’가 더 이상 개설되지 않도록 하는 결정이 내려졌을 때, 그 필요성을 끝까지 주장하여 이를 유지시키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신학대학원의 ‘예배와 찬양’ 강의에서 한국적 예배와 국악찬송에 대해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한 필자의 정곡을 찌르는 내용이었다.
“장공 김재준의 찬송시에 대한 신학적 이해”(34장)와 “김정준의 찬송시에 대한 신학적 이해”(35장)에서는 찬송의 수직적 기능과 수평적 기능, 그리고 가사의 신학적 해석을 명료하게 제시하고 있다. 한국 음악과 신학을 전공한 저자의 학자적 면모를 극대화한 좋은 예시라 할 수 있다.
또한 저자는 “한국교회 예배음악의 유산 1, 2, 3”(23-25장)을 통해 우리나라 찬송의 역사를 돌아보게 하였다. 이 책에서 언급하였듯, 우리나라에 들어온 초기 선교사들의 주도하에 우리나라 찬송가가 편찬되던 당시, 우리 스스로가 우리의 찬송을 천하게 여겨 찬송가에서 배제한 사실이 있다. 미국에서 교육받은 예배학자들의 주장이 한국교회 예배의 틀과 내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는 하나, 그들에 의해 크게 좌지우지되지 않는다고 믿는다. 한국교회의 예배와 음악은 6·25전쟁을 계기로 유엔사령부 군종사령관 이반 베넷(Ivan L. Bennett, 1892-1980)이 편집하여 참전 군인과 한국인에게 보급한 『유엔 찬송가』(Psalms and Hymns and Spiritual Songs)와 당시 참전 군목들이 주로 사용한 『미 육군과 해군 찬송가』(The Hymnal: Army and Navy, 1940/1942)에 포함된 예배 순서와 내용에 많은 영향을 받았고, 그것은 지금까지도 전해져 사용되고 있다. 현재 한국교회 예배와 음악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은 대형/유명교회의 예배실황과 유튜브 방송으로 보인다. 이를 분별없이 받아들이고 모방하는 목회자와 음악 사역자가 더 문제인 것이다.
신학교를 졸업하고 목사 안수를 받아 은퇴할 때까지 목회자가 주로 하는 일은 예배와 관련된 일이다. 그러나 그 예배를 위한 교육은 충분치 않다. 루터는 음악과 신학을 불가분의 관계로 연관지어 목회자가 “안수를 받기 전 어렸을 때 학교에서 음악을 숙달시켜야 한다.”라며 그 필요성을 강조하였으나,1 현재 신학교에서는 예배와 음악에 대한 탄탄한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신학교육 과정에 예배와 음악을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 신학교에서 예배의 신학적 정의와 다양한 모델을 충분히 공부하여 한국적 예배의 내용을 개발하고 사용할 수 있어야 하겠다. 특별히 우리의 것을 찾고 이를 적용하여 새로운 예배를 만들어내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소양과 지식, 그리고 훈련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한국적 예배의 발전을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한국적 찬송 작사와 작곡을 장려할 필요가 있다. 한국교회는 오늘날 사용되는 『새찬송가』(21세기 찬송가)에 부족한 경배찬송, 절기찬송, 예전찬송을 강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우리의 전통 선율과 장단이 적용된 찬송이 만들어지도록 후원하고, 그 찬송들이 실제 예배와 집회에 사용되어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박근원의 『새로운 예배 시편』(1998)에 소개된 운율에 맞춘 시편과 그 밖의 성서 구절은 젊은 작곡자에게 좋은 자료가 되어 널리 사용되었으나, 그 이후로 이러한 성격의 자료는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찬송가에 사용될 수 있는 다양한 주제의 찬송시 데이터베이스를 수립해야 한다. 많은 작곡가들이 새롭게 작시된 찬송시를 바탕으로 전통적 선율과 새로운 선율의 찬송가를 작곡하여 그 창작 찬송이 활발히 사용되는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 긴 시간에 걸친 신작 찬송가에 대한 평가를 토대로 새로운 찬송가가 편찬될 때 수록되는 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다.
오르간을 언급한 글(10장)에 관해 말하자면, 필자는 오르간의 역사에 대한 저자의 서술에 동의하지는 않으나, 꼭 오르간만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에는 동의한다. 파이프오르간이 있는 국내 교회의 수(200 미만)는 제한적인 반면, 전자 오르간은 한국교회에 널리 보급되어 예배에 사용되고 있다. 미국 교회에서는 전자 오르간도 필요에 따라 미디(MIDI)로 연결된 현, 목관, 리듬악기 등의 음원이 장착된 음원 박스와 함께 사용하여 예배음악의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여러 교회의 전자 오르간에 추가로 연결된 외장 음원 박스는 한국교회에서 찾아보기 어렵다.2
저자가 언급한 홍성훈의 대나무 오르간도 큰 의미가 있겠으나, 필자가 판단하기에는 교회에서 전자 오르간에 음원 박스 혹은 가상 음원 소프트웨어를 연결하여 사용하는 것이 더 실용적이며 효과적일 것이다. 저자가 꿈꾸는 오르간과 가야금의 합주가 더 쉽게 이루어질 수 있으며, 비용 또한 교회에서 운용할 수 있을 정도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장구나 북, 생황이나 해금 등 다양한 한국 악기의 소리를 내며 우리의 전통악기와 어우러질 수 있는 오르간을 제작하고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를 받아들이려는 연주자의 수용 자세가 필요하며, 더 뛰어난 음원이나 가상 악기 개발에 대한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3
이 책은 단순히 음악적 지식이나 신학적 해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역할을 한다. 앞서 언급하였듯, 필자에게 이 책은 반성의 계기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예배와 음악의 한국화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다. 특별히 예배를 기획하고 예배음악을 준비하는 교회 사역자와 미래의 사역자를 교육하는 교육자에게 한국교회가 지금까지 놓치거나 잊고 지낸 문제, 즉 ‘한국화’에 대해 각성하게 하는 중요한 저서이다.
이제 한국교회 예배와 음악은 시대적 변화에 적응해야 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 변화를 주도하여야 할 것이다. 현 시대에 넘쳐나는 새로운 교회음악을 냉철히 분석하고, 엄격하게 선발하여 적용하는 한편, 한국적 예배와 음악을 준비하여 이를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 할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이 책을 일독하기를 권한다.


1 박준철, “종교개혁기 루터파의 성직자 교육,” 『한성사학』 제10권(1998): 88.
2 대부분의 전자 오르간에는 미디 입력 단자와 출력 단자가 있다.
3 한국 악기 가상 음원의 경우, 우리나라의 해금 대신 중국의 얼후(二胡) 음원이 많이 쓰이는 것이 현실이다.



강만희 |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교에서 음악학을 공부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찬송과 예배』(Come, Let Us Worship) 등이 있다. 한국교회음악학회 회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침례신학대학교 교회음악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2020년 3월호(통권 73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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