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인 저는 집에 와서 부모님에게 “오늘 하루 어땠니?”라는 질문을 매번 받는 것에 익숙합니다. 저는 대개 “좋았어요.”라거나 “괜찮았어요.”처럼 피상적인 말로 대답합니다. 나눌 만한 가치가 없다는 생각에 시시콜콜한 내용은 혼자 간직하는 편입니다. 부모님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 질문하시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가끔 잊어버립니다. 그보다는 저에게 관심이 있어 물으시는 것인데 말입니다.
이런 경향은 제 기도 생활에도 나타납니다. 저는 종종 하나님께 제가 어떻게 지내는지를 굳이 말씀드리지 않는데, 그 이유는 전 세계 사람들이 겪는 고난에 비하면 제 어려움이 미미하게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는 하나님께서 저와 관계 맺기를 원하신다는 사실을 무시하는 행동입니다. 하나님은 무엇이 저를 괴롭게 하는지, 혹은 무엇이 제 마음을 무겁게 하는지를 알고 싶어 하십니다. 제 하루가 어떠했는지도 듣고 싶어 하십니다.
베드로전서 5장은 우리에게 염려를 주께 맡기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의 사사로운 생각과 어려움을 듣고 싶어 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세상이나 다른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지 말라는 뜻이 아닙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라는 부르심도 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