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코로나19로 멈춰 있을 때, 저는 당장 수술이 필요한 공격성 전립선암에 걸린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두려움에 휩싸였습니다. 팬데믹이 한창인데 과연 치료를 받을 수 있을지 알 수 없었습니다. 친구들의 기도로 기운이 나긴 했지만, 저의 간구는 프란치스코회 신부인 리처드 로어의 말처럼 ‘꾸준하되 불가능한’ 것이었습니다.
기다림의 기간 동안 저는 늦은 오후에 집 근처의 강가와 가로수 길을 거닐었습니다. 횡설수설 기도하다가 이내 할 말이 바닥났습니다. 결국 저는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아버지, 더는 할 말이 없습니다. 제 걸음이 기도가 되게 하시고 제 호흡이 찬양이 되게 하소서.” 바울이 기록한 말씀, 즉 “우리가 그저 신음하고 한숨을 쉴 때 성령께서 우리와 함께 그리고 우리를 위해 기도하신다.”라는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제 근심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걸음을 옮기고 숨을 쉬는 동안 걱정거리 너머를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머릿속에서 말을 비워내자 평온이 찾아왔습니다. 강가를 따라 날아가는 새들의 모습이 보이고 지저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나무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이 눈에 띄었습니다. 걷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들도 분명 나름의 짐을 지고 있을 것입니다.
결국 저는 무사히 수술을 받았고, 저를 보살펴준 의사와 간호사 등 헌신적인 의료진에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도 저를 붙잡아주신 성령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계속 기도하고 있습니다. 가끔은 말로 기도하기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