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대가족의 세 자매 중 맏이로 자랐고 집에는 사촌들과 친척들, 친구들이 수시로 드나들었습니다. 대개는 끊임없는 활기가 반가웠습니다. 그러나 가끔은 북새통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우리 집 바로 뒤에는 커다란 라일락 나무가 자라고 있었습니다. 저는 탈출이 필요할 때면 꽃이 핀 나뭇가지 밑으로 기어들어가 세상으로부터 몸을 숨긴 채 앉아 있곤 했습니다. 나뭇가지 사이로 시원한 여름 바람이 불어오면 눈을 감고 향긋한 라일락 향기를 들이마셨습니다. 그곳에 깃든 평온함에 세상 근심이 사르르 사라지는 것 같았습니다.
성서는 하나님이 주시는 평화와 사랑, 소망을 들이마시기 위해 시간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알려줍니다. 오늘 인용된 성서 구절에는 “예수께서 일어나 나가 한적한 곳으로 가사 거기서 기도하시더니”라고 나옵니다. 저는 어릴 때 라일락 덤불을 이용했듯이 지금도 예수님을 본받아서 분주한 일상의 소란함에서 벗어나 하나님이 주시는 평온의 향기를 들이마실 시간과 장소를 찾고자 노력합니다. 이렇게 하나님을 찬미하는 시간이 제게 하나님의 평화와 사랑과 희망을 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