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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기독교사상 > 성서와설교 > [성서와 설교] 미쉬나: 유대인과 함께 읽는 성서
성서와설교 (2019년 3월호)

 

  미쉬나 제2권 ‘모에드’: 이것이… 너희가 성회로 공포할 여호와의 절기들이니라
  

본문

 

제2권 모에드(절기)로 들어가기

미쉬나 두 번째 책(쎄데르) ‘모에드’는 안식일을 비롯한 여러 가지 절기와 관련된 규정들을 다루는 책이다. 히브리어 ‘모에드’(דעומ)는 ‘만남’(meeting)과 관련이 있다. 일차적으로 ‘만남의 장소’ 또는 ‘만남의 시간’이라는 의미로 사용된 모에드는 ‘절기’나 ‘축제’라는 의미를 갖게 되었다.
모에드(절기) 규정은 특별히 레위기 23장에 나와 있는 안식일, 유월절, 칠칠절(초실절), 초막절(장막절) 등과 같은 여러 절기법과 관련된 세부 규칙들을 다루고 있다. 다만 이러한 절기 중에서 농사와 연관이 있는 칠칠절 규정은 모에드에서 다루지 않고 첫 번째 책 ‘제라임’에서 다룬다. 구약성서와 신약성서를 통해 안식일이나 절기법과 관련된 핵심적인 내용을 확인할 수 있지만, 보다 자세한 세부 규정들은 미쉬나와 탈무드를 통해서만 알 수 있다.
미쉬나 제2권은 총 12개의 부(마쎄켓)로 구성된다. 이 열두 개의 순서에 대해서는 몇 가지 견해가 존재한다. 일반적으로는 중세 유대 주석가인 람밤(Rambam)이 기술한 미쉬나 주석 서문에 나와 있는 순서를 따르고 있으며, 이 순서에 따라 제2권 모에드의 내용을 대략적으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마쎄켓)
히브리어
제목
번역 제목주요 내용
1샤밧
(תבש)
안식일안식일에 금지하는 대표적인 39가지 일과 그 외 랍비들이 금지하고 있는 규정들을 다룬다.
2에루빈
(ןיבורע)
혼합랍비들은 안식일에 반경 2,000아마(약 1km)를 넘어 걸어가는 것을 금했다는 사실이
이 책을 통해 확인된다. 후에는 영역 개념을 넘어 직선거리로 확대시킨다.
3페싸힘
(םיחספ)
유월절주로 누룩을 제거하는 규정들을 다룬다.
유월절 음식인 쓴 나물과 무교병에 관한 규정들도 다룬다.
4쉐칼림
(םילקש)
세겔공동체 제의를 위해 매년 성전에 바치는 성전세인 반 세겔과 성전 제의에 사용되는 비용 등을 다룬다.
5요마
(אמוי)
그날대 속죄일의 규정들과 대제사장이 행하는 의식을 다룬다.
6쑤카
(הוכס)
초막초막절과 관련된 규정들, 장막을 짓는 법, 초막절을 기념하는 네 종류의 식물에 대해 다룬다.
7베짜
(הציב)
계란 ‘계란’이라는 이름은 이 마쎄켓의 첫 단어에서 기인한다. 안식일이나 절기들에 준비하는 음식들을 다룬다.
8로쉬 하샤나
(הנשה שאר)
신년달의 시작을 선언하는 과정, 양각나팔(shofar)를 부는 순서, 신년 기도 등을 다룬다.
9타아닛
(תינעת)
금식가뭄이나 불행한 상황에서 하는 금식을 다룬다.
10메길라
(הליגמ)
두루마리에스더서를 비롯해서 부림절(Purim)에 읽을 책 목록을 다룬다.
11모에드 카탄
(ןטק דעומ)
소절기 유월절과 초막절 사이에 있는 작은 절기들을 다룬다.
12 하기가
(הגיגח)
축제3대 절기에 성전을 방문해야 하는 의무 등과 이러한 특별한 절기에 바치는 개인 제의에 관한 규정을 다룬다.


미쉬나의 다른 규정들과 마찬가지로 모에드의 규정들은 신약시대와 그 이후 랍비 시대 유대인들의 법률 제도를 반영하고 있다. 아래에서 몇 가지 구체적인 예를 통해 살펴보면 흥미로운 사실들을 발견할 수 있다.

모에드(절기) 맛보기

(예 1) 유대인과 안식일
모에드(절기) 첫 번째 마쎄켓(부) ‘안식일’을 보면 대략 2,000년 전 유대인들이 어느 정도로 안식일을 세밀하게 지켜왔는지 알 수 있다. 미쉬나 이전에 구약성서와 신약성서에도 안식일에 관한 규정과 이야기들이 어느 정도 있지만, 미쉬나에는 성서보다 더 많은 종류의 일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안식일에 금지된] 주요 일들은 마흔에서 하나 부족하다. 씨뿌리기, 밭 갈기, 거두기, 단 묶기, 타작하기, 키질하기, 구분하기, 빻기, 체질하기, 반죽하기, 빵 굽기, 양털 깎기, 표백하기, 빗질하기, 염색하기, 실 잣기, 날실 펴기, 두 잉아1 만들기, 두 실 엮기, 두 실 분리하기, 매듭 매기, 매듭 풀기, 두 박음 바느질, 두 박음질을 하기 위해 찢기, 사슴 사냥2, 도살하기, 가죽 벗기기, 소금에 절이기, 가죽 말리기, 매끄럽게 만들기, 재단하기, 두 글자 새기기, 두 글자 쓰려고 [기존 글자] 지우기, 집 짓기, 집 허물기, 불 끄기, 불 피우기, 망치질하기, 공적 장소에서 사적인 장소로 물건 운반하기. 이것들이 마흔에서 하나 부족한 주요 일들이다. –미쉬나 모에드 샤밧 7:2


안식일에 금지하는 대표적인 일들은 ‘마흔에서 하나 부족’이라는 말대로 39가지이다. 마흔(40)이라는 숫자가 완전수를 나타내기에 이 숫자를 하나의 기준으로 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것들은 크게 다섯 종류로 나눌 수 있다. (1) 농사짓고 빵 만들기, (2) 양털로 옷 만들기, (3) 사냥하고 글자쓰기, (4) 집 짓기와 요리하기, (5) 물건 운반하기. 위에 열거된 일들은 농경과 목축과 관련된 대부분의 노동이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위에서 열거하고 있는 ‘주요’ 일들은 히브리어로 ‘아봇’(תובא), 즉 ‘아버지들’이라는 의미이다. 따라서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 ‘자식들’과 같은 작은 일들도 많이 있다. 그래서 랍비들은 39가지 주요 일들 외에도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들을 하나하나 열거하고 있다.
안식일에 일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는 규정은 화재가 발생했을 때에도 예외는 아니다. 평일에 화재가 발생한다면 중요한 물건이나 음식을 최대한 빨리 집 밖으로 빼낼 것이다. 하지만 안식일에 물건이나 음식을 무작위로 밖으로 빼낸다면 ‘물건 운반’을 하는 것으로 안식일을 범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따라서 랍비들은 다음과 같이 운반해도 되는 양을 정해주고 있다.

각 사람마다 그리고 각 가축마다 세 끼 분량의 식량을 구해낼 수 있다. 어떻게? 안식일 저녁에 화재가 발생했다면, 세 끼 식사분을 구해낼 수 있다. 그리고 아침이면 두 끼 식사분을 구해낼 수 있고 [오후면] 한 끼 식사분을 빼낼 수 있다. 랍비 요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항상 세 끼 식사분을 구해낼 수 있다. –미쉬나 모에드 샤밧 16:2


전날 저녁부터 시작하는 안식일을 범하지 않으려면 최소한의 양만 밖으로 가지고 나와야 하기 때문에 랍비들은 화재 발생 시 안식일에 남은 식사 분량만큼만 가지고 나와야 한다고 말한다. 만일 저녁이 되어 안식일이 시작되자마자 화재가 발생하면 세 번의 식사만큼 가지고 나와야 한다. 안식일 당일 아침에 화재가 발생하면 점심과 저녁 식사 두 번만큼, 마지막으로 안식일 오후에 화재가 발생하면 한 번의 저녁 식사가 남았기 때문에 그만큼만 가지고 나오면 된다. 이처럼 랍비들은 화재 발생과 같은 비상시에도 안식일은 철저하게 지켜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안식일에 아픈 사람을 치료해도 되는가? 이 문제는 예수 당시에도 논란이 된 주제이다. 치료와 관련된 대표적인 규정은 다음과 같다.

기름을 바르고 배를 문지를 수 있지만 주무르거나 긁어서는 안 된다. 코르디마[강]에 내려가서는 안 된다. 그리고 구토제를 사용한다거나 아이[의 팔다리]를 편다거나 골절 부위를 맞추어서는 안 된다. 만약 손이나 발이 빠졌다면 찬물로 치료해서는 안 되며 보통 때처럼 씻는 것은 가능하다. 만약 치유가 된다면 치유가 되는 것이다.
–미쉬나 모에드 샤밧 22:6


랍비들은 안식일에 환자를 치료하더라도 평일에 하는 일반적인 방식 그대로 하는 것은 금지하고 최소한의 방법만 허락하고 있다. 상처 부위에 기름을 바르는 것은 당시의 일반적인 민간요법이었다.(눅 10:34 참조) 기름을 바르고 배를 가볍게 문지르는 것은 가능하지만 주무르거나 힘을 가해 긁어서는 안 된다. 로마 시대에는 목욕할 때나 피부질환을 치료할 때 뿔이나 상아 또는 철제 도구로 피부를 긁었다. 피부질환 치료를 위해 이러한 방식으로 몸을 긁는 행위는 평일에는 가능하지만 안식일에는 안 된다고 랍비들은 말한다. 그리고 안식일에는 구토제와 같은 약을 복용하거나 골절이나 탈골 부위를 인위적인 힘을 가해 맞추려고 해서도 안 된다. 안식일에 손이나 발이 탈골되었을 경우에는 평일처럼 찬물로 치료해서는 안 되고 가볍게 씻어내는 정도만 가능하다. ‘코르디마’는 유대인 중세 주석가 라쉬의 견해에 의하면 강 이름으로 추정된다. 이곳에 내려가다 강가의 진흙에 미끄러져 옷이 더러워질 가능성 때문에 안식일에 내려가는 것을 금지한 것으로 보인다.
안식일에 손 마른 사람을 치유한 사건에서(막 3:1-6, 마 12:9-14, 눅 6:6-11) 예수는 어떤 치유 행위가 아니라 ‘일어나라’ 혹은 ‘네 손을 내밀어라’ 등 말로 치유하였다. 이것은 위에서 인용한 미쉬나법을 어긴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헤롯당과 함께 예수를 어떻게 죽일지 논의한 바리새인들이 있었다.(막 3:6) 이것은 안식일에 치료하는 문제에 대해 예수와 유대 랍비가 근본적으로 서로 다른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랍비들은 안식일을 철저하게 지키려는 나머지 치료하는 일에 대해서도 ‘해서는 안 되는’ 일에 관심을 갖고 최소한의 치료만 허락했다. 하지만 예수는 치료행위를 안식일에 ‘해도 되는 일’을 넘어 ‘해야만 하는 선한 일’이라고 생각하였다.
안식일에 생명이 위태로운 경우에는 랍비들도 일반적인 치료를 허락했다. 모에드 5부 ‘요마’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더구나 랍비 맛티티야 벤 헤레쉬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만약 어떤 사람이 목에 통증이 있다면 안식일에도 그의 입에 약을 떨어뜨려 줄 수 있다. 왜냐하면 그가 생명이 위태하고(תושפנ קפס), 생명이 위태한(תושפנ קפס) 모든 경우는 안식일[법]을 능가한다.” –미쉬나 모에드 요마 8:6

위 규정에서 생명이 위태로울 경우에 ‘안식일[법]을 능가한다.’는 말은 비록 안식일이지만 예외적으로 치료행위가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목에 통증이 있는 경우 환자의 입에 약을 떨어뜨릴 수 있다. 왜냐하면 목의 통증으로 인해 목숨이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생명에 대한 중요성, 최소한의 치료에 대한 정당성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점 더 강화되었음을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안식일 치료의 문제에 대한 예수의 가르침은 미쉬나뿐만 아니라 그 이후의 유대 문헌들이 증명하는 내용보다 훨씬 적극적인 제안이었다. 따라서 예수 당시의 유대교 주류나 일반 사람들에게는 너무도 앞선 행동과 가르침이었다. 그래서 당시 예수의 가르침이 유대교 지도자들과 갈등을 일으키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예 2) 유월절의 묵은 누룩 제거
유월절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모세의 인도하에 이집트에서 탈출한 사건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출발점에 해당한다. 이 사건을 통해 이집트의 노예 신분이던 일련의 무리는 비로소 이스라엘 백성이라는 자유민의 정체성을 갖게 되었다. 하나님은 이 사건을 이스라엘 백성이 대대로 기념하도록 명령하셨다.(출 12:15-20, 13:7 등)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집트에서 빠져나올 때 너무나 다급했기 때문에 정상적인 음식을 챙길 시간적 여력도 없었다. 그래서 누룩을 넣어 발효한 정상적인 빵을 만들지 못하고 대신 누룩이 없는 상태의 빵을 가지고 나왔다. 그래서 결국 ‘누룩 없는 빵’(무교병)이 유월절을 기념하는 대표적인 음식이 되었다. 이처럼 유월절은 누룩 없는 빵을 먹는다고 해서 ‘무교절’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유월절은 예수 당시나 그 이후에도 가장 중요한 절기로 이해되고 지켜졌다. 바리새파 출신인 사도 바울도 유대 전통에 매우 정통한 인물이었다. 그가 서신에서 전하는 많은 말씀 속에는 구약성서의 말씀들과 당시 유대의 전통을 전제로 하는 경우가 많았다. 고린도전서 5장 6-8절에서 바울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6 너희가 자랑하는 것이 옳지 아니하도다 적은 누룩이 온 덩어리에 퍼지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 7 너희는 누룩 없는 자인데 새 덩어리가 되기 위하여 묵은 누룩을 내버리라 우리의 유월절 양 곧 그리스도께서 희생되셨느니라 8 이러므로 우리가 명절을 지키되 묵은 누룩으로도 말고 악하고 악의에 찬 누룩으로도 말고 누룩이 없이 오직 순전함과 진심함의 떡으로 하자


위 내용의 골자는 오래된 묵은 누룩을 제거하는 유대 전통에 기반하고 있다. 유월절 기간에 묵은 누룩을 모두 제거하기 때문에 유월절 이후 새로운 빵 반죽에는 더 이상 묵은 누룩을 사용하지 않는다. 묵은 누룩은 도덕적인 타락이나 옛 관습에 따른 행동으로 모두 버려야 할 것을 상징한다. 랍비들이 유월절에 얼마나 철저하게 누룩을 제거할 것을 주장했는지 다음의 미쉬나가 증거하고 있다.

랍비 예후다는 말한다. “우리는 [누룩을] 14일 저녁이나 14일 아침 혹은 제거할 때 찾아야 한다. 반면에 대부분의 랍비들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만약 14일 저녁에 찾지 않았다면 14일 낮 동안에 찾아야 한다. 그리고 만약 14일 낮 동안에 찾지 않았다면 명절 동안에 찾아야 한다. 만약 명절 동안에 찾지 않았다면 명절 후에 찾아야 한다.… –미쉬나 모에드 페싸힘 1:3


누룩을 ‘찾는다’는 것은 누룩을 찾아 없앤다는 말이다. 누룩을 제거하지 않으면 부지중에라도 누룩이 들어간 음식을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랍비 예후다는 14일이 시작되는 저녁(오늘날 13일 저녁)이나 14일 아침에 누룩을 찾아서 제거하면 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랍비들은 14일뿐만 아니라 명절 동안이라도 누룩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만약 명절 동안 제거하지 못했다면 명절 이후에라도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이처럼 유월절은 누룩이 들어가지 않은 빵을 먹으면서 출애굽을 기념하는 날이며 동시에 묵은 누룩 자체를 집안에서 없애는 날이 되었다. 랍비들은 구약성서의 명령을 철저하게 지킬 것을 요구한 것이다. 출애굽기 12장 15절에 따르면 유월절 첫날(14일) 누룩을 집안 전체에서 제거하라고 명하고 있다. 부주의하여 누룩이 들어간 음식이라도 먹게 되면 누구라도 목숨을 잃게 된다.(출 12:18-19)

(예 3) 초막절에 물 긷는 의식
오늘날에도 매년 초막절이 되면 이스라엘에서는 마당에 초막을 지어 놓는 집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요한복음 7장의 말씀은 초막절에 예수의 예루살렘 방문을 배경으로 한다. 특히 요한복음 7장 37-38절 말씀은 당시 초막절에 행해진 의식을 배경으로 읽을 때 온전하게 이해된다.

37 명절 끝날 곧 큰 날에 예수께서 서서 외쳐 이르시되 누구든지 목마르거든 내게로 와서 마시라 38 나를 믿는 자는 성경에 이름과 같이 그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오리라 하시니


이 말씀은 초막절 마지막 날, 아마도 초막절 제7일(혹은 제8일)에 하신 말씀이다. 여기에서 ‘생수’는 신자들 안에 거하시는 성령을 비유한다. 사실 예수께서는 이미 요한복음 4장 13-14절에서 사마리아 여인에게 비슷한 말씀을 하셨다.(“이 물을 마시는 자마다 다시 목마르려니와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니 내가 주는 물은 그 속에서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이 되리라”) 하지만 예수께서 초막절 마지막 날에 왜 또다시 생수를 비유로 들어 말씀하셨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시 유대 전통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당시 초막절 마지막 날에는 실로암 연못에서 성전으로 물을 길어오는 의식을 행하였다.3

물 긷기는 어떻게 행하는가? 그[제사장]는 금으로 만든 세 로그 용량의 물병에 실로암 연못의 물을 채운다. 그들이 수문에 도착했을 때, 그들은 피리로 길게 짧게 길게 소리를 낼 것이다. [제단의] 경사면에 올라와서 왼쪽으로 돌아간다. 거기에 은으로 만든 두 개의 사발이 있다. …서쪽에 있는 것은 물을 담은 사발이고, 동쪽에 있는 것은 포도주를 담는 사발이다. 물이 담긴 병을 포도주 사발에 붓고 포도주가 담긴 병을 물 사발에 부으면 그는 의무를 다하는 것이다. 랍비 예후다는 “그는 8일 동안 한 로그씩 부어야 한다”고 말한다.… –미쉬나 모에드 쑤카 4:9


제사장은 초막절 마지막 날에 금으로 만든 물병에 실로암 연못의 물을 담아 와서 성전 제단에 붓는다. 제사장이 특별히 실로암 연못의 물을 길어 오는 이유는 실로암 연못으로 흘러온 물이 다름 아닌 기혼샘에서 나온 ‘생수’이기 때문이다. 유대 전통에서 정결의식에 사용하는 물로 생수를 선호했다는 것은 구약성서에도 기록되어 있다.(레 15:13
참조)
이 의식은 아마도 다가오는 우기에 충분한 비가 내리도록 하나님께 간구하는 의식이었을 것이다. 비는 농사에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에 비가 많이 내리기를 기원하는 의식은 곧 풍년을 간구하는 의식이자 풍년의 기쁨을 미리 맛보는 의식이었다. 대부분의 학자들은 요한복음 7장 38절에 나오는 “성경에 이름과 같이”를 이사야 12장 2-3절이라고 추정한다.(“보라 하나님은 나의 구원이시라 내가 신뢰하고 두려움이 없으리니 주 여호와는 나의 힘이시며 나의 노래시며 나의 구원이심이라 그러므로 너희가 기쁨으로 구원의 우물들에서 물을 길으리로다.”) 제사장들이 피리로 긴 소리(테키아), 짧은 소리(테루아), 긴 소리를 번갈아 부는 것은 이러한 기쁨을 표현하기 위함이다. 이때의 기쁨을 미쉬나는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피리는 5일 때로는 6일 동안 부른다. 이것은 물 긷기 피리인데, 안식일이나 명절을 넘어가지 않는다. 그들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물 긷는 집의 기쁨을 맛보지 못한 사람은 그의 삶에서 기쁨을 보지 못한 사람이다.” –미쉬나 모에드 쑤카 5:1


미쉬나 본문은 물 긷는 의식을 보는 기쁨이 그 어떤 기쁨도다 크다고 전한다. 이 기쁨은 물을 긷기 5-6일 전부터 부는 피리를 통해서도 전달된다. 다만 안식일이나 명절을 “넘어가지 않는다”는 말은 그날에는 피리를 불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이처럼 실로암 연못에서 물을 길어 성전 제단에 붓는 의식을 배경으로 요한복음 7장 37-38절을 읽으면 새로운 영감을 얻게 된다. 제사장들과 이스라엘 백성들의 바람처럼 다가오는 우기에 충분한 비가 내린다면 풍년의 기쁨이 보장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물질적인 축복은 비가 충분히 내리지 않는다면 사라지는 일시적인 축복이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생수의 강’이라는 다른 차원의 물을 제안한다. 눈에 보이는 생수나 물질적인 축복은 일시적인 만족을 가져다주지만, 이것이 곧 영원한 생명을 주는 물은 아니라고 말씀하신다.

결론

미쉬나의 법 규정들은 기본적으로 구약성서의 오경에서 말하는 법들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제2권 모에드를 비롯해서 미쉬나 책들이 중요한 이유는 신약성서 시대와 그 이후 유대인들의 법 전통을 가장 잘 반영하는 문헌이기 때문이다. 물론 일부 미쉬나 법이 당시 유대인들의 삶을 어느 정도로 사실적으로 반영하고 있었는지, 그리고 랍비들이 논의한 이 법을 일반인들이 어느 정도로 숙지하고 지켰는지에 대한 역사적인 논쟁은 계속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쉬나가 예수의 시대와 그 이후 탈무드가 나오기 전까지 유대 사회의 모습을 가장 잘 반영해주는 문헌임은 분명하다.

1 ‘잉아’는 베틀의 날실을 한 칸씩 걸러서 끌어 올리도록 맨 굵은 실을 뜻한다. ‘잉앗실’이라고도 한다.
2 여기에서 말하는 ‘사슴’(יבִ צְ , 쯔비)은 사냥감을 대표한다. 안식일에 다른 사냥감을 사냥하는 것도 금지된다.
3 오늘날 이 의식의 재현 장면은 유튜브 영상을 참조할 수 있다.(https://goo.gl/WczTww)


김성언 | 이스라엘 텔아비브(Tel-Aviv)대학교에서 유대학/성서학을 전공하였다.(Ph.D.) 연세대학교에서 구약과 이스라엘 역사를 강의했으며, 명지대학교 객원교수로 성서를 가르쳤다. 현재 건국대학교 중동연구소 전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2022년 11월호(통권 76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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